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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취미미술

Ep 1. 민화란 무엇인가? – 서민의 삶을 담은 한국 전통 그림

by 스토리원스 2025. 5. 27.
“붓 하나로 시작된 전통, 나의 첫 민화 여정을 소개합니다.”

한국의 아름다움을 담은 그림, 민화를 만나다.

1. 민화, 누구의 그림이었을까?

'민화'라는 단어는 많이 들어봤지만, 그 정확한 의미를 알고 있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

 

민화(民畵)는 말 그대로 ‘백성의 그림’, 즉 조선 후기 일반 서민들이 그렸거나 감상한 그림을 말한다.

 

궁중이나 양반들이 즐기던 화려하고 정형화된 ‘궁중화’와는 달리, 민화는 자유롭고 서민적인 감성이 녹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민화는 정해진 틀이나 기술보다는 삶에 대한 소망과 이야기가 중요했다. 부귀와 장수를 상징하는 모란이나 학, 연꽃과 같은 소재는 물론, 호랑이와 까치, 책거리 등도 즐겨 그려졌다.

이 모든 그림에는 “잘 살고 싶다”, “가정이 평안하길 바란다”, “지혜롭고 건강하길 바란다”는 바람이 담겨 있었다.

 

그림은 단순한 예술을 넘어, 일상 속의 부적이자 소망의 그릇이었다.

실제로 민화는 혼례, 생일, 입학, 승진 등 기념일에 맞춰 그려지거나 선물되었고,

한지에 채색을 하여 방 벽에 붙이거나 액자에 담아 집안에 걸어두곤 했다.


2. 나의 첫 민화: 먹선으로 시작한 연꽃 그림

민화를 배우기로 결심하고 처음으로 그린 그림이 바로 연꽃과 연잎이 담긴 선화(線畵)다.

민화 수업에서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이 바로 먹선 작업이다.

선을 그리는 연습은 단순한 밑그림이 아닌, 전체 민화의 흐름과 균형, 감정을 좌우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내가 그린 그림에는 피어나기 직전의 연꽃 봉오리, 넓게 펼쳐진 연잎, 그리고 줄기들이 담겨 있다.

아래 이미지는 직접 그린 첫 민화 선화다.

 

이 그림을 그리며 느꼈던 감정은 마치 마음속에 차분한 물결이 일렁이는 듯한 기분이었다.

붓끝에 먹을 묻히고 선을 하나씩 내리며, 내가 그리고 있는 것이 단순한 선이 아니라

과거와 이어지는 전통의 흐름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됐다.

특히 연꽃은 청정함과 깨달음의 상징으로 많이 쓰이는 소재다.

민화에서 연꽃은 불교적 상징은 물론, 여름의 생명력을 나타내기도 한다.

앞으로 이 그림에 전통 기법으로 채색을 더해, 연꽃의 색감과 정서를 한껏 살려볼 예정이다.


3. 민화로 보는 전통의 미학, 그리고 나의 여정

요즘 현대인들은 바쁜 일상 속에서 힐링을 찾고자 한다.

디지털 속도를 잠시 멈추고 붓을 잡아 선을 그어보는 민화는, 그런 현대인에게 더없이 좋은 쉼이 되어 준다.

내게 민화는 단지 그림 그리기가 아니다.

그것은 ‘한국적인 것’을 온몸으로 느끼고 그 흐름 속에 나를 놓아보는 일이다.

그 과정에서 나만의 호흡이 생기고, 그 안에서 창조의 기쁨을 만난다.

 

앞으로 이 시리즈에서는 다음과 같은 과정을 담아볼 예정이다:

  • 먹선 위에 분채를 입히는 채색 과정
  • 다른 전통 소재들 (모란, 봉황, 호랑이 등)을 활용한 그림
  • 민화를 활용한 소품 만들기

이러한 기록을 통해 한국 전통 미술을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

그리고 누군가가 이 글을 계기로 민화에 관심을 갖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보람이 될 것이다.


마무리하며: '나의 첫 선'이 만든 새로운 취미

민화는 특별한 재능이나 배경이 없어도 누구나 시작할 수 있다.

나 역시 처음 붓을 들며 긴장했지만, 선을 그리고 나니 마음이 오히려 가벼워졌다.

민화를 시작하며 얻은 가장 큰 수확은 

나 자신을 바라보는 시간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