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계절 속에서도 먼저 피는 꽃이 있다.
그 고요하고 단단한 생명력이 우리 안에도 있다.
사군자(四君子)의 첫 주자, 매화
민화에는 단단하고 담백한 상징들이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매화(梅花)다.
매화는 흔히 사군자(매·난·국·죽) 중 첫 번째로 등장하며,
겨울의 끝, 봄의 시작을 알리는 꽃으로 알려져 있다.
- 매화는 눈 속에서도 먼저 피는 꽃이다.
- 그 고결함은 선비의 절개, 여성의 정절로 비유되었다.
- 민화에서는 붉거나 흰 매화꽃이 단아하게 피어나며,
잔가지는 강하게 꺾이며 바람을 견디는 형상으로 그려진다.
매화를 그릴 때의 기분은 항상 특별하다.
선 하나하나에 힘을 주면서도,
꽃잎은 부드럽고 정갈하게 그려야 한다.
강인함과 여림이 공존하는 선의 세계,
그것이 매화의 미학이다.
소나무 – 겨울에도 푸른 절개
앞서 장생도의 주제로도 다루었지만,
소나무는 매화와 함께 겨울의 정신을 상징하는 나무다.
잎을 떨구지 않고 사시사철 푸르름을 유지하는 모습에서
변치 않는 충절, 흔들림 없는 정신을 상징한다.
민화에서 소나무는 다양한 방식으로 등장한다.
- 한 그루가 중심을 잡아 주는 산수도,
- 학과 함께 장수를 상징하는 구도,
- 매화와 함께 인내와 생명력을 상징하는 조합
소나무를 그릴 때 느끼는 감정은 ‘견디는 마음’이다.
겨울이 와도 꺾이지 않는 줄기,
고요한 눈 속에서도 살아 있는 녹색의 숨결.
그 자체가 위로가 된다.
겨울을 견딘다는 것
매화와 소나무는 겨울을 이겨낸 존재이면서,
겨울 그 자체를 품고 있는 생명체다.
그림으로 그들을 만나는 시간은
삶의 긴 시간 중 한겨울을 지나고 있을
누군가의 마음에 작은 불빛이 된다.
민화는 그래서 참 따뜻하다.
‘힘내’라는 말을 하지 않지만,
그림 속 매화 한 송이와
굳은 소나무 한 그루가
마음속에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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